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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Movies

괴물같은 영화 명량 1726만명의 힘

세상고달파 2019. 6. 13.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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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그야말로 말이 필요없는 괴물같은 영화였습니다. 한국 역대 최다 관객 동원 영화로 기록된 명량입니다. 자그마치 개봉 12일만에 1,000만명 돌파의 신화적인 기록을 세운 영화입니다. 이 기록은 작년까지만해도 역대 최단기간이었습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개봉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참고로 엔드게임은 11일만에 1천만을 동원합니다. 물론 최종관객수에서는 결국 명량을 넘지 못했습니다. 명량은 1,500만명을 넘어서 최종 1,762만명의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2,000만명도 가는 것 아니냐라고까지 했지만 딱 그만큼이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각종 신드롬을 만들어내며 한동안 명량의 열풍이 정말 뜨거웠었습니다.

 

2014년 7월 30일. 지금으로부터 5년전 쯤에 개봉을 한 영화입니다. 상영시간은 2시간 8분으로 적당한 길이를 가진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대작 영화입니다. 15세 관람가이며 연출은 극락도 살인사건, 핸드폰, 최종병기 활의 김한민 감독이었습니다. 2014년 여름 최대의 화제작이었던 영화 명량 후기입니다. 스포일러는 될 것이 없습니다. 어차피 다 아는 역사적 사실이니까 말입니다.

 

영화 명량은 1597년 정유재란 때 원균이 칠천량해전에서 대패(임진왜란/정유재란 통틀어 유일하게 패한 해전)하고 살아남은 장군들이 도망치면서 13척의 배가 남습니다. 이순신장군이 이 12척의 배와 거북선(구선) 한척을 가지고 왜군과 전투를 벌이기 위해 회의를 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모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죽기를 각오로 마지막 자신의 목숨까지 내놓는 초강수를 놓습니다. 하지만, 무모하게 진격해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울돌목의 조수간만의 차를 사전에 미리 답사, 또한 예전에 이순신과 맞붙어 졌던 상대방의 두려움을 절묘하게 이용, 그리고 거기에 운(영화에서는 천행이라고 함)까지 더해져서 13척의 배로 130여척의 왜군을 물리치게 됩니다.

 

영화에는 물론 실제 명량전투와 다른 픽션이 많이 가미되어 있다고 합니다. 백병전이라든지, 조총으로 저격을 하는 내용이나 뭐 그런 것들입니다. 하지만, 전 이 영화를 보러가기 전에 13척의 배로 130여척의 배를 다 부수는 줄 알았더니 그건 아니었습니다. 영화 포스터에는 330척의 배에 맞서 13척이 전투를 벌인 것 처럼 코멘트를 해놓았지만 실제 당시 전투에 참여한 배는 130여척, 그리고 그 중에서 30여척의 배가 완파되었다고 합니다. 나머지 100여척은 어떻게 보면 이순신장군의 전략과 그 용맹함에 싸워보지도 않고 도망친 것입니다. 실제로 이런 내용은 영화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모든 배를 다 부수지는 않습니다.

 


예전에 이순신장군과 싸워 이미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왜의 장군들입니다. 구루지마라는 초강수를 뒀음에도 불구하고 구루지마가 이순신장군과 맞붙어 죽자 사기가 그냥 떨어집니다. '역시 이순신은 이순신이다' 다시 한번 깨달은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순신장군의 용맹함과 지도력에도 박수를 보냈지만 명량해전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던 것에는 그 분의 용기와 지략뿐만 아니라 하나가 되어 싸우는 수하의 장군들과 병사들, 그리고 심지어 구경을 하던 백성들까지 일심동체가 되어 싸웠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하나되어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는데 정말 눈물 다 나오는 광경이었습니다. 그리고 구루지마 목이 떨어질 때는 마음속으로 박수가 절로 나옵니다.

 

다음 해전을 암시하는 마지막 거북선의 출현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다시 한번 이순신장군과 그의 용맹한 부하들 그리고 백성들의 하나됨을 보고 싶어집니다. "명량" 다음으로 "한산"이 기획된 걸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다시 극장에 가서 꼭 보고 싶습니다. 본래 한산→명량→노량의 순으로 해전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명량부터 개봉을 했습니다.

 

영화의 상영시간은 128분, 뒤에 크레딧을 빼면 거의 두시간입니다. 영화는 거의 정확하게 두시간을 반으로 가릅니다. 전투하기 전과 전투가 시작하는 것으로 말입니다. 전투하기 전 1시간정도가 지루하다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전날 밤을 세우셨거나 극도로 피곤하지 않은 상태에서라면 그리 지루하지도 피곤하지도 않게 보입니다.

 

초반 1시간동안 인상적인 전투신은 없지만 중간중간 좌절과 공포를 느낄만한 에피소드들 그리고 가슴을 쿵쾅쿵쾅 때리는 음악들, 정교하게 제작된 세트들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그리고 중반부터 시작되는 본격적인 명량해전에서는 때로는 손에 땀을 쥐고 때로는 울컥하고, 때로는 분노하고, 그렇게 1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립니다.

 

솔직히 해전에서는 컴퓨터그래픽이 조금 얼기설기한 느낌도 있고 인위적으로 끼워맞춘 장면도 있어 조금은 불편하기는 해도 현재의 기술력과 영화라는 장르를 생각한다면 그정도로 표현해도 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느낀 이 영화에서 제일 아쉬웠던 부분은 가끔씩 대사가 잘 들린다는 것입니다. 웅얼웅얼, 차라리 한국어도 자막처리했으면 하는 바램까지 들었습니다. 어쨌든 1,800만명 가까운 관객들이 본 영화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결코 운으로 혹은 마케팅 만으로는 그렇게 될 수가 없습니다. 재미없거나 어설프게 만든 영화에는 절대 이 숫자가 용납되지 않습니다. 그만큼 명량은 영화적 재미도 역사적 사실에 대한 흥미도 있는 그런 영화입니다. 아직도 안보셨다면 꼭 한번 챙겨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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